오월에 보내는 편지 / 조규옥
오월입니다.
낡을대로 낡은 우편함이
유독 낯설은 것은
흘러간 세월 탓만은 아니겠지요.
언제였던가
아득한 세월 저 편에서
온 마음 가득 담아
길게 써 내려갔던 편지엔
푸르른 오월이 담겨 있었지요.
뒤 돌아 보면
참으로 아름다운 세월인데
그대는 지금
어디서 무얼하고 계신지요
가끔은
풀잎에 맺흰 이슬이나
눈부신 햇살이 비치는 오월 아침
장미 꽃잎에 맺흰 이슬 속에서
흘러간 추억이나마 만나시는지요.
여기 오월은
여전히 꽃들이 피어나고
바람은 햇살 위에서 춤을 춥니다.
그대가 사는 그 곳에도
꽃들이 피어나고
바람은 춤을 추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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