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香의 시 이야기

유월에 쓰는 편지

茶香 2011. 6. 9. 20:02

 

      

     

 

       

 

 

   

                                                                                                   


 

유월에 보내는 편지 / 조규옥

 

유월입니다.

바람 부는 언덕

느티나무 밑에서 편지를 씁니다.

 

당신이 떠나던 날처럼

감자꽃 무수히 피어나고

숲에선 뻐꾸기 울어대니

요즘은 들판으로 나서는 일이 많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습니다만

사랑하면서도 헤어져 산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

 

하늘이 유난히 푸른 날이나

보라빛 붓꽃이 흔들리는 것을 보면

그리워 눈물부터 나니

나도 같이 바람에 흔들립니다.

 

그대가 사는 그 곳에도

감자꽃 피어나고 뻐꾸기 울겠지요.

그러면 당신은 어찌하고 사시는지요.

당신도 붓꽃처럼 흔들리며 사시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