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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香의 수필과 칼럼

아이스케키의 계절

by 茶香 2019. 6. 5.





아이스케키의 계절! 

                                                              茶香 ;조규옥


 나이가 들어도 아직은 어린아이인가 봅니다. 달콤하고 시원한 아이스크림이 넘쳐나도 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어느 것을 먹어도 시원함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저 달다는 느낌 밖에는 다른 느낌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요즘은 오월부터 더위가 극성을 부리는 탓에 일찍부터 더위 속 길을 걷다가 생각난 게 있습니다. 어린 시절 팔던 아이스케키 장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 여름, 입에 넣으면 극한의 시원함에 빠져들던 시절이 그리운 탓입니다. 샘물과 식용색소와 사카린을 넣어 만들었을 뿐인데도 말입니다.


  아이스케키가 10 원하던 시절.

  아이스케키의 색이란 그저 흰색 아이스케키가 주류였지요. 그러다 주황색이 나오고 분홍색 아이스케키도 나왔습니다. 그 아이스케키가 들어있던 나무통은 요술 통처럼 보이던 시절이었니다. 그 요술 통은 주로 지금의 초등학생들이 메고 다니며 팔았었지요. ‘아~~~~ 이스 케키’ 하면서 말입니다.


  여자는 안 써 주던 사장님들이 참으로 야속했습니다.

  그 요술 통을 메고 다니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습니다. 그때는 요술 통만 메면 그 작열하던 신작로 길도 시원하리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땀이란 것은 남의 일처럼 생각되리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한 번은 장롱 밑에 굴러들어 간 반짝이는 물체를 발견했습니다.

  숙제하다 장롱 밑으로 굴러들어 간 연필을 찾으려다 보았습니다. 찾으려는 연필은 놔두고 그 반짝이는 둥근 물체를 파리채를 장롱 밑에 집어넣어 힘겹게 꺼냈습니다. 직감으로 그것이 돈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십 원짜리 동전이 내 손에 들어오는 순간 대문을 넘어 바깥으로 뛰었습니다. 하던 숙제야 밤에 하면 그만이었습니다. 또 못 하더라도 손바닥 대 여섯 대 맡는 거야 일도 아니었습니다.


  멀리서 아~~ 이스~ 케키‘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분명 감나무집 골목쯤일 것입니다. 숨 한 번 안 쉬고 뛰었던 기억이 납니다. 우쭐거리며 10원을 주고 아이스케키를 샀습니다. 물론 내 주변엔 동네 친구들이 삥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한 번만~~ 한 번만 먹자’ 하며 졸졸 따라다니던 아이들 앞에 서서 개선장군 마냥 걸었던 시절입니다. 

 

 이제는 그 아이스케키는 없으니 어쩌겠습니까? 시원한 느낌은 없어도 달달한 아이스케키로 달랠 수밖에요. 나도 세월 따라 가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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