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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香의 사진일기

미나리 향기 고왔다.

by 茶香 2021. 2. 28.

.

둘레길 돌담에

햇살 한 줌 돋았다.

개나리며 돌나물이며 삐죽이고

산허리 잘라가며 피어나는 산수유

거들먹거리며 수다스러운 날

널 뛰듯 그네 타듯

봄이 내 눈앞에 아롱아롱 어지럽다.

 

 

그래도 좋아서

오는 봄이 좋아서

함박웃음 펄펄 날리며

겨우내 뚝배기에서 자란 미나리를

한 잎이라도 흘릴까 노심초사

조심조심 주방 가위로 잘라

졸졸졸 봄 소리 가득한

흐르는 물에 씻었다.

 

 

멸치 액젓, 매실액

쪼르르 넣어주고

알싸한 쪽파, 울긋불긋 홍고추

송송 썰어 넣고는

뽀얀 살결 뽐내는 마늘까지 넣고

 

깨소금 솔솔 뿌리고

고춧가루 듬뿍, 식초 쪼르르

조물조물 주물주물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주문까지 외우니

집안에 봄 향기 흐드러지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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